서울대
"학생, 앉으시오." 대파커는 움직이지 않았다. "학생은 어느 대학을 쓰겠소?" "정시." 그들은 서로 쳐다본다. 앉으라고 하던 담임(48, 국어)이, 윗몸을 서서 쓰는 책상 위로 바싹 내밀면서, 말한다. "학생, 수시도, 마찬가지 대학가는 길이요. 대치동과 재수생이 우글대는 수능을 쳐서 어쩌자는 겁니까." "정시." "다시 한 번 생각하시오.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란 말요. 자랑스런 수시전형의 세 자리 모두를 도대체 왜 포기하려는 거요?" "정시." 이번에는, 그 옆에 앉은 진로진학부장(36, 중국어)이 나앉는다. "학생, 지금 이 일반고에서는,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이 거의 없소. 또한 학생은 누구보다도 먼저 수시 결과의 합불을 알게 될 것이며, 혹여 떨어져도 수능을 준비할 시간은 많아. 학생의..
2020. 12. 3.